🔥 리튬이온배터리 화재, 전기화재일까? 금속화재일까? - SENSLOOP Lab (임베디드보드 교육, 개발, 연구)

Sensloop Lab – Research Log

안녕하세요, 연구원 여러분.
오늘은 배터리 실험실에서 자주 듣게 되는 질문 하나로 이야기를 시작해보려 합니다.

“리튬이온배터리 화재는 전기화재(E급)인가요, 금속화재(D급)인가요?”

이 질문,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헷갈려 하십니다.
배터리 내부에 전류가 흐르니까 ‘전기화재’일 것 같고,
리튬이 금속이니까 ‘금속화재’로 봐야 할 것 같기도 하죠.

하지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둘 다 맞지 않습니다.
이번 연구 로그에서는 이 화재가 왜 그렇게 단순하게 분류되지 않는지,
그리고 실제로는 어떤 반응이 일어나는지를 데이터와 공식 자료로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 1. 화재 분류 체계부터 정리해볼까요? (NFPA 10:2022 기준)

화재의 종류를 구분할 때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참고하는 기준이 NFPA 10 (미국 소방협회 표준)입니다.

NFPA 10 기준에 따른 화재 등급 체계와 리튬이온전지의 예외적 위치

등급	정의	예시
A-Class	일반가연물 화재	목재, 종이, 섬유
B-Class	가연성 액체/기체 화재	유류, LPG, 솔벤트
C-Class	전기화재	활성 상태 전기 장비
D-Class	금속화재	Mg, Na, K, Li 등 순금속
K-Class	식용유/지방 화재	주방용 화재

보시면 아시겠지만, ‘리튬이온배터리’는 여기에 없습니다.
배터리 화재는 단순히 전류가 흐른다고 해서 전기화재로 볼 수 없고,
또 금속 리튬이 연소하는 형태도 아니라는 점이 핵심이에요.

즉, 이미 이 시점부터 리튬이온 화재는
‘분류 체계 밖의 화재’, 다시 말해 복합적 특성을 갖는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 2. 리튬이온 화재는 “복합화재(Complex Fire)”다

그렇다면 왜 복합적일까요?
배터리 안에서 일어나는 반응을 조금 더 들여다보면 답이 보입니다.

전기, 금속, 화학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는 리튬이온배터리 복합화재 구조도

전기(E), 금속(D), 화학(B)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는 복합화재 구조 (Sensloop Lab 제작)

요인	주요 반응	해당 화재 등급
⚡ 전기적 요인	단락, 과충전, 스파크	E급
🔩 금속적 요인	Li·Ni 금속 산화 반응	D급
💧 화학/가연성 요인	전해액 증기, 가연성 가스 발생	B급

리튬이온배터리 화재는 이 세 가지 요인이 동시에, 순차적으로 작용합니다.
그래서 Sensloop Lab에서는 이걸 복합화재(Complex Fire) 라고 부릅니다.

즉, 단순히 한 등급으로 묶을 수 있는 화재가 아니라,
전기적 발화 → 금속 산화 → 전해액 연소가 연쇄적으로 이어지는 구조인 셈이죠.

🔬 3. 열폭주의 실체 – “HTR 루프(Heat-Temperature-Reaction Loop)”

리튬이온 화재가 무서운 이유는
단순히 불이 붙는 게 아니라, 스스로 열을 만들어내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서울대·포항공대 공동연구팀이 Advanced Materials (2024) 에 발표한 논문에서는
이 과정을 ‘열폭주(Thermal Runaway)’라고 정의하며,
그 내부에서 ‘자가가열 루프(Self-Amplifying Loop)’가 형성된다고 설명합니다.

리튬이온배터리 열폭주(thermal runaway) 반응 루프를 시각화한 Sensloop Lab 그래픽

Advanced Materials (2024) 연구에서 규명된 다중 교차반응 메커니즘 (Sensloop Lab 시각화)

요약하면 이렇게 진행됩니다:

120°C 전후:
SEI(고체 전해질 계면층)가 분해되며 C₂H₄(에틸렌) 가스가 발생합니다.
150–190°C:
발생한 가스가 전극 사이를 오가며 O₂와 교차반응 → 폭발적 연소로 발전.
230–280°C:
생성된 CO₂가 리튬과 반응해 Li₂CO₃를 만들면서 추가 발열.

이 과정이 하나의 자가가열 루프(HTR Loop) 를 만들어,
소화가 어려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 출처: Sugeun Jo et al., “Thermal Runaway Mechanism in Ni‐Rich Cathode Full Cells of Lithium‐Ion Batteries,” Advanced Materials, 2024.

🧯 4. 소방청·KFI의 공식 입장 – “리튬전용 소화기”는 없다

Sensloop Lab은 기술뿐만 아니라 공식 제도적 입장도 중요하게 봅니다.
국내 소방청과 한국소방산업기술원(KFI)의 자료를 보면 명확히 정리되어 있습니다.

🔹 소방청 「소화기 시장의 유통 질서 건전화 안내문 (2024.07.25.)」
“D급 소화기는 마그네슘 등 금속화재용이며, 리튬이온전지 화재와는 무관하다.”
“리튬전용 소화기”라는 문구는 허위 광고에 해당한다.

🔹 KFI 「전기차 리튬배터리 화재 소화기 안내문」
“리튬이온 화재는 E급(전기)과 D급(금속) 요소를 모두 포함하지만
국제적으로 별도 등급이 존재하지 않는다.”

즉, ‘리튬전용 소화기’라는 공식 인증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없습니다.
이건 판매용 홍보 문구가 아니라, 정확한 과학적 사실이에요.

🧠 5. Sensloop Lab의 정리 – 복합화재는 결국 ‘데이터의 영역’

정리하자면, 리튬이온배터리 화재는
전기(E), 금속(D), 화학(B) 요인이 결합된 복합화재이며,
단일 소화기나 단일 분류 체계로 대응하기 어렵습니다.

전기화재(E급)처럼 보이지만, 금속화재(D급)처럼 타오르며,
가연성 액체(B급)처럼 확산되는 화재.

이게 바로 우리가 매일 실험실에서 마주하는 리튬이온 화재의 본질입니다.
Sensloop Lab — Research Log

📎 참고자료 | 공식 근거 문서 (Download)

※ 모든 자료는 공식기관 또는 학술지에서 발행된 1차 문서이며, Sensloop Lab 연구 게시물의 근거자료로 인용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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